나의 이야기

57년의 세월

이유랑 2010. 7. 4. 11:37

57년

1953년 7월 4월 그리고 57년의 세월이 흘럿습니다.

전쟁의 공포와  혼란스럽기만하던 그해 여름 해질녁에 나는 이 세상의 빛을 처음 맞이했습니다.

궁핍함과 무더위 속에서 이 세상을 보게된 나는 어쩌면 축복 받을수 없는  삶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전후 혼란기 가난 속에서  그래도 철없던 그 시절은 꿈이 가득했습니다.

푸르른 하늘과  높이 떠있는 갖가지 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수많은 꿈을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산넘어  그 꿈이 실제 있을것이라 상상하곤 했조

 

소년기는 아픔이 많았지만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초딩때는 남보다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우등상을 도맡아 제법 총명하다는 소리도 들었고

막내 동생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 오랫동안 슬픔에 젖어 괴로웠던 날들

가난 때문에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을 이름모를 산새들을 벗삼아 혼자 헤메던 나날도 있었고

생사의 기로에 섰던 아찔한 순간, 배고픔에 힘겨웠던 날도 많았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반항심과 염세주의에 젖어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하려고도 했고

기왕에 죽을몸!   불타 죽기를 결심하고 해병대를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것을 점차 실감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타고난 것을 버릴수 없었나봅니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란것을 알면서도

욕망을 채우기 위해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으로 살기는 정말 싫었습니다.

오늘의 나는 내세울것 하나 없습니다.

 명예, 돈, 사랑 어느것 하나 만족스러운것 없습니다.

내가 태만했고 용기가 부족했다는 것도 자인합니다.

굳이 변명이라면 운도 따르지 않았고

 

그렇지만 지나온 내 인생에 무엇보다도 많은 영향을 끼친것은  욕심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욕심은 많았지만  추한 욕심을 부끄러워 했고 멀리 했다고 자위하고 싶습니다.

 

오늘 같이 더운날, 57년전 나를 낳으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님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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